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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Thirst]


사진출처 : http://www.thirst-2009.co.kr/  (아래 동일)



박쥐 [Thirst]
감독 박찬욱
출연 송강호, 김옥빈, 김해숙, 신하균, 박인환, 오달수, 송영창 등
제작 (주) 모호필름
2009.
@ 롯데시네마



'욕망'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과 '욕망'을 억제하며 살아가는 것 사이에서 생기는 수많은 고민들 속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절한 자기 기준을 세워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 기준이라는 것은 철저하게 주관적인 것이라 사회적 기준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준과 다를때
사회적으로 혹은 관계속에서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신부인 상현은 죽어가는 환자들 앞에서 기도 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백신개발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실험 도중의 문제로 인해 모든 대상자들이 다 죽게 되는데, 오직 상현만 살아나게 된다.
뱀파이어라는 존재로...
성직자인 상현은 자신이 남의 피를 먹어야 하는 사실에 괴로워하지만
'육체적 갈증'은 그런 사실을 곧 망각하게 만들고, 성직자였던 전적을 감안해서
죽지 않을 만큼의 피만 마시거나, 혹은 죽으려고 작정한 사람들의 피만 마시면서 하루하루를 연명해간다.
하지만 그의 '육체적 갈증'은 곧 '욕망의 갈증'으로 전환되며, 억제할 수 없는 길로 치닫게 된다.




태주는 자신의 일상이 지겹다.
때문에 '일상에서의 탈출'에 대한 갈증은 그녀를 밤에 몽유병 환자인 양 거리를 헤매게 만든다.
그 순간만이 자신이 가장 살아있는 것 같다는 그녀에게 상현과의 욕망의 관계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스스로를 자해한 상처자국을 남편 강우의 폭력으로 뒤집어 씌울 만큼
그녀에게 있어서 지금의 일상은 벗어나고 싶은 지루함의 연속이다.

'암'에 걸린 강우를 위해 기도해달라던 강우 어머니의 간절한 부탁으로 찾아가게 된
강우의 집에서 상현과 태주의 만남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둘은 당연한 수순에 따라 서로의 욕망을 꺼내기 시작한다.
'성직자'라는 의식적으로 욕망을 가둬야 하는 지위와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도 딱히 다를 게 없어보이는 그녀에게 있어서 숨막히는 공간인,
전혀 행복하지 않은 '행복한복'이라는 공간은 각자의 욕망의 분출을 막는다.
이런 막힘은 분명 어떤 곳에서 터지기 마련이며, 영화에서는 상현과 태주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일반인들의 목마름에 대한 육체적 갈증은 상현에게 있어서는 '피'에 대한 갈증이고,
그 갈증은 태주를 만나기 시작하면서부터 '욕망'에의 갈증으로 급속도록 발전해버린다.
거기에 스스로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하는 여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태주에게로 그 갈증은 빠르게 전이가된다.




영화는, '불륜', '치정' 등으로 묘사되는 성적욕망에의 갈증이 주된 요소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욕망의 절제, 억제와 욕망의 분출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둘의 감정에 더 신경을 썼다고 보인다.
특히, 뱀파이어가 된 이후 태주의 멈출줄 모르는 인간사냥은
그의 욕구에 출발이 '지루한 일상'에서 시작된 '파괴적 행위'로 지향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상현 또한 '성직자'라는 지위로 인한 도덕성을 벗어버림과 동시에
태주를 향한 자신의 욕구를 제어하는 브레이크가 멈춰버리게 된다.
다만 이들의 욕망은 뱀파이어의 육체가 태양에 다 태워져 버리듯,
한 순간에 다 날라가버릴 수 있다는 것 또한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엔딩 장면에서 타버린 것은 그들의 육체가 아니라 욕망이라는 생각도 든다.




영화는, 모든 사람들의 취향을 맞춰줄만큼 친절하지 않다.
뱀파이어가 '피'를 사냥하는 장면은 왠만한 비위로도 감당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런데 박찬욱 영화에서 돋보이는 '장면'들이 <박쥐>에서도 눈에 띤다.
어둡고 음울한 하숙집 같은 구조를 지닌 강우와 태주의 집, 그리고 그 집을 하얗게 칠한 장면
강우, 상현, 태주 이렇게 셋이 낚시하는 장면, 하얀벽에 문처럼 그늘이 진 첫 장면 등
영화의 전개와 상관없지만, 영화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장면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두 번, 세 번은 봐야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을 완성지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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