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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 A [Boy A]

 

사진출처 : Daum 영화정보





보이 A [Boy A]
감독 존 크로울리
출연 앤드류 가필드, 피터 뮬란, 알피 오웬, 케이티 라이온스 등
2007. 영국
@ 씨네큐브




무거운 마음이 함께 하는 날입니다.
정치적 입장, 호불호를 떠나 너무도 안타까운 죽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5년에 대해서도 잘잘못을 떠나, 권위주의가 팽배한 이 땅에서 그 권위와 싸우려고 했던 점만은
높이 평가되어야 옳습니다.
포스트를 빌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얼마전 범죄자 DNA를 수집해서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법제정을 법무부에서 추진중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는 한 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의 발상이다.
물론, 한국 (대부분의 나라가 그러하겠지만) 교도행정이라는 것이 사람을 바뀌게 하기 보다
더 많은 다른 범죄를 낳는 곳이 되고 있다는 것에는 부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법무부의 발상에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인권은 들어있지 않아 보인다.
수사의 편의는 높아지겠지만,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중범죄를 지은 경험이 있는 한 명의 DNA가 다른 범죄현장에서 발견되었을 때
(머리카락 하나만 발견해도 알아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장 주변을 지나가기만 해도 용의선상에 오를 수 밖에 없다.)
이 사람의 무죄를 증명해줄 수 있는 능력이 과연 대한민국 경찰에게 있는지 의심스러운 것은 나만의 생각만은 아닐 듯 하다.
그 사건이 오리무중에 빠졌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엄청 집중되어 있다면 문제는 더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영화같은 스토리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벌어지기가 매우 쉬운 일이라 생각된다.

요즘의 이런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Boy A'를 봤다.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경악하게 만든 살인사건의 공범인 한 소년이 14년의 복역을 마치고 출감한다.
세상속으로 편입하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해왔고, 그 뒤에는 카운셀러 테리의 도움이 매우 컸다.
'잭'이라는 새 이름으로 출감한 후, 그는 테리의 도움 속에 물류운송일을 하는 곳에 취직을 하게 된다.
그동안 해 본 적이 없는 직장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었고, 경제생활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친구들을 사귀고, 처음으로 연애라는 것도 해보게 된다.
10살 당시에도 문제아였기는 했지만, 친구 필립과 함께라면 뭐든 같이 했던 잭은
성인이 되어서 만난 에릭의 어려움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14년이라는 시간을 타고 현재로 다시 나오게 된 잭의 성미와 새롭게 얻어가는 것들에 대한 기쁨으로 인해
사람들 속에서 신뢰와 관계를 하나둘씩 쌓아나가게 된다.




거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된 한 사건, 교통사고 현장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빠르게 대처하면서
어린 소녀의 생명을 구해내면서 잭은 지역의 유명인사가 되어버린다.
잭이 생활을 잘 해나가면 잘 해나갈수록 보는이로 하여금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그 이유는 언론을 필두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악마의 얼굴이 출감했다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살인자의
행적을 뒤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재범을 일으키지도 않았는데 현상금까지 걸면서...




그냥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것 조차 그에게는 너무 과분했던 것이었을까...
잭과 같은 아이들과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빼앗겼다며,
자신과 어머니, 가정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모두 그들이 가져갔다며,
그동안의 외로움에 대해 아버지에게 원망을 가지고 있는 테리의 아들이 급기야 사고를 치고 만다.
그렇게 불러 일으켜진 세간의 관심은 이제 잭이 더 이상 발딛고 있을 단 한평의 공간도 없게 만들고
모든 관계는 단절되고야 만다.




맹목적인 군중의 폭력은 한 사람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다.
군중의 심리는 그도 한 명의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것에는 동의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옆집에, 자신의 직장에, 자신과 아는사람으로 지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가 어떤 과정에서 살인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이 어떤지는 아무 관심이 없다.
한 사람을 죽이는데 동참했고, 한 사람을 살려냈다.
하지만 군중심리는 '살인'이라는 것에만 집중한다.

영화를 보고 복잡한 심경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영화 보는 내내 특히,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당신은 이해하고 받아줄수 있겠는가'라고 질문하는 듯 하다.
친구로 알고지내던 이가 과거에 살인의 경험이 있다면 과연 아무렇지 않게 지금의 모습만 봐줄 수 있을까...
나는 그를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내가 만약에 그러했다면 내 친구나 지인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쉽게 동의할 수 없는 건 나 또한 어쩔 수 없는 이기적인 인간이기 때문인 것일까...

감당하기 어려운 진실은 테리의 말처럼 끝까지 숨기는게 더 나은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잭은 자신의 친구과 애인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을 매우 고통스러워한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벗들과 모든 것을 나누고 싶어한다.
그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면 조금은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회적 폭력앞에 노출된 잭의 상태에는 별로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끝까지 숨기려고 했던 테리의 행동에 더 공감이 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노출되는 과정이 테리의 부주의함 때문이었다는 것이지만...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이 인권의 가장 바탕에 깔려있는 전제이다.
하지만 아직 모든 인간이 평등하지 않은 세상이기 때문에 인권문제에서도 풀어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어쩌면 인권이라는 것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살인자의 인권', 사회적으로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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