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사진출처 : Daum 영화정보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감독 시드니 루멧
출연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에단 호크, 엘버트 피니, 마리사 토메이 등
2007. 미국
@ 씨네큐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살아가는 날들은 어쩌면 우연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그런 우연들을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시켜내고,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에 대한 숙제와도 같은 것이겠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인생관, 세계관 같은 것이 중요한 것이리라.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든 아니면 간접적이든, 어쩌면 큰 관계가 없는 일이든
그 사건들이 인생의 어떤 위치에 놓일 것인가를 결정짓는 문제가 바로 철학일 것이다.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라는 잘 만들어진 이 스릴러 영화는 바로 우연에 대처하는
개개인의 입장과 태도들이 사건을 어떻게 발전 혹은 후퇴시켜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가족, 특히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형식적인 애정, 거기에 닥친 경제적인 어려움은,
앤디로 하여금 부모의 보석상을 털게 만든다.
단지 필요한 만큼의 보석만 털고 나올 것이 목표였던 그들에게 총격전이라는 사고는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가져오게 만든다.
직접적 살인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이 의도한 절도행위에서의 어머니의 죽음은 앤디와 행크 두 아들에게
엄청난 사건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둘은 거기서부터 자신들의 본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내고야 만다.
우선 사건의 공모를 주도했던 큰 아들 앤디는 어떻게든 일을 무마시키려고 한다.
아무리 가족에 대한 애정이 형식적이었다고 해서, 그에게 슬픔과 죄책감이 남들보다 덜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이 그렇게 될 거라고는 추호도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동생과 그의 동료로 인해 사건이 커졌다며
스스로를 위안삼으려고 한다.
그로 인해 자신에게 피해가 올 것이 두려운 그는 이 사건을 모르는 이의 절도행각과 우발적 살인으로 일을 마무리지으려고 한다.
때문에 슬픔에 어머니의 장례식장을 지키지 못하는 '철없는' 둘째 동생과 달리 꿋꿋하게 장례식장을 지킨다.
조금의 빌미도 잡히기 싫었기 때문에...
그의 이런 태도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사건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일을 의도적으로 무마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행위(다른 죽음)같은 것들이 필요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그의 이런 행동은 주위 사람들의 의심을 살 뿐 아니라 관계마저도 다 파괴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의지박약의 나약한 둘째 아들 행크의 모습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어머니가 가게에 있었던 일부터 시작해서, 총격전이 일어난 것까지 다 우연한 사고였지만
실제로는 현장에 나갔던 행크의 주도면밀함이 부족했던 것이기도 하다.
거기에 그의 나약함과 덜렁거림은 사건의 단서들을 여기저기 뿌려놓게 되었고,
실제로 별 연관없는 단서이기도 하지만 스스로가 그 단서들이 신경쓰여 불안하기만 하다.
결정적으로 자신의 괴로움을 이겨낼 스스로의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둘은 어쩔 수 없는 한 배를 탄 운명이 되었다.
형의 부인과 부적절한 관계였던 동생, 이런 형제가 한 배를 탄 운명이 되었다는 것 또한 현실의 아이러니이다.
세상의 많은 일들과 관계들이 얽혀있는 현실에서 그 현실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도덕적 문제를 넘어서는 철학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부적절한 관계를 부도덕의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부부, 가족, 형제 등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극중 주인공들에게는 일종의 피하고 싶은 존재로 밖에 입장이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되는 지점이다.
그래서인지 앤디의 부인인 지나가 스스로 앤디를 떠나면서 동생과의 관계를 언급하는 장면은
가족이라는 관계에 도피만 해왔던 앤디에게 일침을 놓는 '말'이 된다.
사건은 앤디가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단서들을 없애러 다니는 걸, 그를 의심했던 아버지가 뒤좇아가면서
영화는 결말로 나아간다.
그리고 벌어진 총격전에 혼수상태가 된 앤디의 마지막을 그의 아버지가 종료시킨다.
'너보다 너의 어머니를 더 사랑했다.'는 한마디와 함께...
외로운 가족관계, 특별한 애정이 없어보이는 형식적인 가족이 주는 공포는 의외로 크다.
차라리 '똥파리'에서의 가족관계는 애증이라도 있었지만
이 영화의 관계는 어쩌면 남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정서상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
영화는 '가족'에 대한 문제를 여러 측면에서 고민하게 만든다.
특히 일상이 되어버린 가족, 가족구성원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다.
거기에 모든 사건은 '순간적'으로 눈 앞에 닥쳐오는데, 거기에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이냐 하는 문제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 문제가 될 것이다.
출중한 연기력에 영화의 사건을 압도하는 네 명의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이 영화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면서
심리와 사건의 순서가 사건별로 나뉘어져 시간이 교차되는 편집으로
영화의 극적 구성과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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