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요리책 [The Book Of Unholy Misch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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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요리책 - ![]()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레드박스 |
***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진리’가 탄압받는 시절에 그 ‘진리’를 지키고, 이어나가는 일은 엄청난 고행을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다. 어찌보면 지난 인류의 역사는 모든 분야에서의 새로운 진리를 찾아나가는 진보적인 사람들이 그것을 가로막는 것들과의 치열한 싸움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이는 현재에도 특별히 변한게 없어보이는 것으로, 오히려 뒤로 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진리’를 놓고 벌어지는 싸움은 계속 될 것이다. 그렇게 역사는 발전해가기도 하는 것이니까...
<비밀의 요리책>이라는 비밀스러운 이름을 가진 이 책은 과학에 기초한 혹은 여러 가지 논리에 기초한 새로운 ‘진리’를 지키고 후세로 이어내기 위한 이들의 치열한 싸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직 책과 문서같은게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의 중세유럽은 과학 보다는 종교나 관습에 치우쳐진 이론 들이 많았었다. 여기에 목숨을 걸고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내고, 그것을 입에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사형에 처해져야 했지만 그렇게라도 진리를 탐구하고 지켜내고자 했던 많은 이들이 있었다. 이 책은 이런 상황을 모티브로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곁들여나가고 있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비밀이 담긴 요리책을 갖고 있는 요리사 페레로 주방장이 그 요리책을 탐내는 수많은 이들로부터의 탐욕에 맞서서 책을 지켜내는 과정이 담겨있다. 그런데 그 책에 담겨있는 내용인즉슨, 아프리카나 신세계에서 건너온 수많은 향신료, 허브 등등에 효과와 이것을 음식에 담아냈을 때 어떤 작용을 일어나게 하는지 등이 적혀있던 것이다. 어찌보면 이건 매우 평범해보이지만, 미지의 것들에 대한 경외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이들과 ‘죽음’이라는 것과 맞서고 싶은 탐욕적인 인간들에게는 이 책이 마법의 책으로 둔갑하게 된다.
책은, 고아로 태어나 길거리에서 도둑질 등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주인공 루치아노가 석류를 훔치다가 총독의 주방장 페레로의 눈에 띠고, 페레로가 그를 자신의 후계자로 삼을 생각으로 수습생으로 발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임감 높고, 정의를 생각할 줄 아는 꼬마는 호기심까지 많아서 총독이 벌이는 음모에 관심을 갖게 되고, 비밀의 책에 대한 확신과 그것이 페레로 주방장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 어린 탓인지 덜렁거림과 믿고 싶은 걸 믿게 만들어 버리는 편협함이 남아있어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는 페레로 주방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질 않는다. 그로 인해 사건은 계속 벌어지고, 페레로 주방장의 정체가 사람들에게 노출되기 시작하고, <비밀의 요리책>을 계속 ‘비밀’로 지켜내기 위한 결단이 그들에게 필요하게 된다.
무려 640페이지의 이책은 흥미로운 서사로 인해 쉽게 읽히는 책이다. 진리를 지키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그것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요리책’과 연결시켜 풀어낸 것은 책의 의외성을 주기도 하고, 루치아노의 입장에서 책을 읽다보면 세상에 관심이 많은 한 아이의 성장소설로도 읽히는 맛이 있다. 또한 페레로와 루치아노의 관계를 보면서 스승과 제자, 혹은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믿음의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쨌거나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건 페레로가 스스로를 ‘수호자’라 여기며, 진리를 수호하고자 했던 피나는 노력의 과정과 일은 뜻대로 안되었지만, 스승의 뜻을 기꺼이 따라가는 루치아노를 통해 ‘진리’를 위해 싸우는 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만든다. 자신의 것을 버리면서 때를 기다리는, 그것도 자신의 대에서는 그 ‘때’라는 것이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자기 임무를 행해가는 페레로 주방장의 모습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아직 갖지 못한 그 ‘용기’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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