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 [UP]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정보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PhotoList.do?movieId=49198
업 [UP]
감독 피트 닥터, 밥 피터슨
(목소리) 출연 에드워드 애스너, 크리스토퍼 플러너, 조던 나가이, 밥 피터슨 등
2009. 미국. PIXAR
@ 씨너스 단성사
1995년 <토이스토리>를 시작으로 15년동안 10개의 작품을 만들어낸 ‘PIXAR’. 지난해 예술의 전당에서 PIXAR의 역사와 작품들의 스케치 등의 뒷이야기들을 소개하는 ‘PIXAR의 보물창고가 열린다’라는 전시회가 있었을 때, 가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 할 정도로 ‘PIXAR’라는 이름의 기대치는 ‘좋은 영화’를 보는 것 이상의 설레임을 만든다.
10개의 작품 중 비록 6개 밖에 보지 못했지만, 항상 기발함과 감동, 재미까지 던져주는 그들의 영화는 영화 시작 부분에 항상 등장하는 PIXAR 로고의 스탠드가 켜질때부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흥미진진함을 놓치지 않는다.
이름만 듣고도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브랜드 중 하나가 바로 ‘PIXAR’일 것이다.
‘PIXAR’의 작품들을 보다보면, 생물학적인 ‘인간’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장난감, 벌레들, 몬스터, 스포츠카, 쥐 등으로 의인화 된 생명체는 어떤 인간들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생물학적 ‘인간’이 놓치고 살아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의인화 된 생명체를 빗대어 전개해간다. 이게 ‘PIXAR’의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데, 고전우화 형식이 20세기, 21세기에 와서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를 만나 이렇게 표현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그들의 작품을 보면서 느끼게 된다. 거기에 고전 우화가 지닌 전형성을 탈피하고, 신선하고 새로운 캐릭터들을 창조해내고, 새로운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그들의 기발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지난 해 <월-E>를 보면서 ‘wall e’, 'eve'라는 단어가 영화 전체 대사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두마디에 인간의 희노애락이 전부 담길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때로는 보고싶은 마음이 담긴, 때론 설레임으로, 그리고 놀라서, 반가워서, 그리워서, 안타까워서 등등의 감정이 각각의 상황에 맞게 들어간 그 두마디를 들으면서 가슴이 찡했던 경험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이런게 ‘PIXAR’의 힘이라 여겨진다.
‘PIXAR’의 10번째 작품이 드디어 세상에 나타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이 틀릴 때도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UP>은 스토리와 전개, 캐릭터, 애니, 사운드 등 모든 면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영화는 모험을 동경하는 칼의 어린시절부터 시작이 된다. 모험을 좋아하는 또다른 소녀 엘리와의 만남과 성장, 결혼과 황혼에 이르는 칼과 엘리의 일생을 단 10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보여주는 영화의 앞부분은 부수적인 서사를 다 없애버리고 칼과 엘리의 사랑과 그들이 갈구했던 ‘adventure'에 집중시켜낸다. 남미의 파라다이스 폭포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것이 꿈인 칼과 엘리는 생의 우여곡절을 겪어내다가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엘리 먼저 세상을 뜨게 된다.
홀로 남은 칼은 남은 일생의 의미가 퇴색되어버릴 수 밖에 없고, 양로원으로 들어가라는 압박에 혼자서라도 엘리가 그토록 바랐던 파라다이스 폭포로 떠날 것을 결심한다. 그런데 그 방법이 그가 직업으로 해왔던 가스를 담은 풍선 수만개를 집에 매달고 집을 띄우는 것이었다.
기발하면서도 엉뚱한 이 여행에 동참한 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야생탐사대원 ‘러셀’이었다. 탐험대에서 노인공경 배지만 더하면 우수대원이 되는 러셀은 그 우수대원 수상 자리에 서면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악착같이 배지를 모아간다. 러셀이 택한 배지의 주인공이 칼이었던 것이고, 엘리와 함께 떠나는 마지막일 수 있는 여행에 동참한 러셀은 칼에게 불청객일 수 밖에 없다.
칼과 러셀의 여정은 온갖 난관속에서 결국 파라다이스 폭포가 보이는 근처로 도착하게 된다. 사람의 일이 한 순간을 예측할 수 없듯이 눈앞에 파라다이스 폭포가 보이지만 거기 까지 가는게 쉽지는 않다. 숲과 허허벌판을 가로질러 집이 떠나가지 않도록 끌고 가야하는 상황에 말하는 개 더그와 오색찬란한 거대한 새 케빈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파라다이스 폭포로 들어와 케빈을 잡기 위해 진을 치고 있던 칼이 모험에 대한 동경을 심게 만들어줬던 찰스먼츠가 그들 앞에 나타난다.
여기서부터는 케빈을 잡기 위한 찰스먼츠와 칼의 팀(러셀, 더그, 케빈)의 대결로 이어지고, 당연하게도 결과는 칼의 팀이 승리하게 된다.
‘PIXAR’의 작품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이 영화도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PIXAR’작품이 의인화된 생명체로 인간을 이야기 했다면, <UP>은 실제 사람들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홀로된 노인인 ‘칼’과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소년 ‘러셀’의 관계는 소외된 인간이 서로에게 어떻게 기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엘리’를 위한 여행을 떠난 칼은 여행의 마지막 순간 비겁해져서 자신이 원했던 것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원했던 것을 내려놓고 비겁해지지 않을 것인지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 때 그는 엘리가 남긴 사진들과 기록들을 보면서 엘리가 진정으로 원했던 ‘파라다이스 폭포’는 남미에 있는 곳이 아니라 칼과 함께한 인생자체가 ‘파라다이스’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러셀에게로 간다. 그리고 칼은 그렇게 러셀과 새로운 친구가 되어주고, 러셀의 배지를 직접 달아주며, 길가에 앉아 러셀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빨간차와 파란차를 서로 세어나간다.
집에 있는 모든 아끼는 물건을 다 내버려야 집이 뜰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의 것들을 내려놓을 때 더 높은 곳으로 <UP>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 영화에서 칼은 그 진리를 결정적인 순간에 깨닫게 되고, 러셀이라는 새로운 관계를 얻게 되었던 것이다.
영화는 칼과 러셀의 관계의 진전을 기본 축에 두면서 칼과 엘리의 사랑도 놓치지 않는다. 자신을 파라다이스 폭포로 반드시 데려가라며 어렸을 때부터 세뇌당하다시피 했던 칼은 엘리와의 행복했던 시간들을 쉽게 잊을 수가 없다. 아픔도 있었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은 그 모든 것들을 행복이라는 기억으로 남기기도 했다. 이 둘의 이야기는 매우 짧은 시간 등장하지만 보는 이의 머릿속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는 또한 무분별한 개발과 인간의 과도한 욕심 등에 대한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칼이 집을 띄워 파라다이스로 가기 위한 여정을 생각해낸 결정적인 계기는 자신의 집 주변에서 벌어지는 개발공사 때문이다. 또한 찰스먼츠 라는 모험가가 케빈을 생포하기 위해 수십년을 정글속에서 살아왔던 것은 인간의 명예욕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사회적 욕심과 개인적 욕심을 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PIXAR’의 다른 영화들처럼 이 영화에도 묻어나고 있다.
영화는 재미와 감동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대단한 인생관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 하다. 인생을 <UP>시키는데 필요한 것이 고층 아파트에 삐까뻔적한 건물들, 그리고 남들이 다 알아주는 명예같은 것이 아님을, 삶의 질을 <UP>시키는데 결정적으로 필요한 것은 좋고 귀한 사람,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의 진정성있는 관계라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배경인 가상의 ‘파라다이스 폭포’는 실제로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가이아나 사이에 있는 협곡같은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원주민들도 잘 찾지 않는다는 곳을 수일이 걸려 찾아가서 수천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왔다는 그들의 열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런 그들의 노력은 고스란히 영화에 담겨져 있다.
스크린 속에 나타나는 ‘파라다이스 폭포’와 그 주변의 모습은 마치 실제로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사실적으로 보일 뿐 아니라 그 웅장하고 광활한 모습에 감탄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영화의 스토리 뿐 아니라 영상만으로도 감탄하기에 충분하다.
21세기 고전우화같은 ‘PIXAR’의 10번째 영화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수밖에 없다.
덧. <디지털 3D 더빙>버전으로 꼭 다시 보고 싶다. 외국 애니메이션은 꼭 자막으로 보게 되는데, 더빙역사상 최고의 목소리 연기라고 호평받는 이순재옹의 목소리도 듣고 싶고, 큰 화면에 3D로 멋진 화면을 꼭 보고 싶어진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마이 프렌즈, 마이 러브 [Mes amis, mes amours] (5) | 2009/08/10 |
|---|---|
| 국가대표 (10) | 2009/08/10 |
| 업 [UP] (13) | 2009/08/04 |
| 바더 마인호프 [Der Baader Meinhof Komplex] (0) | 2009/08/03 |
| 해운대 (8) | 2009/07/24 |
| 세비지 그레이스 [Savage Grace] (0) | 2009/07/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