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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 제주

파란 하늘, 높은 구름과 참 잘 어울리는 이 갤러리는 예전 초등학교 건물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주황색 마크로 되어 있는 두모악이라는 이정표가 들어가는 이들의 마음을 참 설레게 합니다.


 

식구들로부터 '(제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친구들을 데리고 이상한데 간다는 핀잔을 들어가면서도 꼭 한 번 들러보고 싶었던 곳, 김영갑갤러리를 제주여행의 첫 코스로 잡았다. 피곤하고 나중에 시간없어지면 취소하게 될까봐 가장 먼저 들러보겠다는 나의 계산된 생각을 친구들은 알지도 못한 채 따라왔지만, 그들에게도 괜찮은 공간이었으리라 확신한다.


카메라와 장비를 들고 오름을 오르고 있는 故 김영갑 선생님의 모습이 한없이 행복해보입니다.



사진작가 故 김영갑 선생님은 제주사진을 찍으러 왔다가 제주에 정착하게 된다. 그리고 2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제주의 산과 바다 그리고 바람과 일상을 찍었다. 온몸이 굳어가기 시작하는 루게릭병을 앓았던 선생님은 그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갤러리를 만들어내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시간이 지남과 동시에 근육이 죽어간다는 사실은 몸의 움직임을 가눌 수 없는 현실보다 그 사실 자체로 인한 무력감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손가락이 나의 신경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 나의 팔과 다리가 내 의지와는 무관해진다는 현실은 겪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그런 순간들 속에, 어쩌면 죽음을 예상할 수 밖에 없던 그 순간들에 선생님은 제주의 돌을 옮겨다 놓았고, 나무를 심었다. 그렇게 ‘두모악’은 사람들 속에 나타나게 된 것이다.
폐교가 된지 10여년이 훨씬 넘은 산골 학교를 개조해 만든 ‘두모악’이라는 갤러리는 이름에서부터 제주의 정서가 느껴진다. 제주도 하면 한라산일 정도로 제주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그 한라산의 옛말인 ‘두모악’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갤러리는 제주에서 제주를 보고 느끼는 색다름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제주 인근 바다에 떠있는 돌섬에 부딪쳐 스러져가는 파도의 모습에 오랜시간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하면 떠오르는 것은 천혜의 자연, 바다, 산, 오름 등일 것이다. 물론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제주에서 살아온 내가 느끼는 일상의 제주는 심한 바람과 흔히 볼 수 없는 깊은 안개, 변덕스러운 날씨같은 것이다. 이것들이 아름다운 제주와 만나서 오묘한 느낌을 전해주기도 하지만, 거칠게 살아낼 수 밖에 없는 일상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故 김영갑 선생님이 제주에 정착하게 된 배경도 아마 오묘함과 거칠음이 주는 제주의 내재된 모습을 느꼈고, 시시각각 변화하기도 하고 때론 오랜 시간의 깊이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그 모습을 떠나지 못해서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사진을 보면서 해보게 된다.
그의 사진을 보면, 그냥 제주의 아름다움만 묻어있는 것이 아니다. 강한 바람에 너울거리다 못해 옆으로 누워버릴 정도의 억새밭, 돌섬에 부딪치는 강한 파도, 눈이 덮혀 사람이 가까이 할 수 없는 오름, 산을 가로지르는 안개 자욱한 도로 들의 모습은 일상을 살아갔던 제주의 사람들이 사시사철 보게 되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걸려있는 많은 사진들은 다시 한 번 발길을 찾게 만들고, 사진을 본 후 느끼는 제주의 모습은 ‘관광’을 위한 제주의 모습을 벗어나는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아래는 두모악 홈페이지 http://www.dumoak.co.kr/ 에서 퍼온 글입니다.>

한 사내가 스무살 시절에 제주로 왔다. 그후 오랫동안 제주의 바람은, 오름은, 소리쳐 누는 제주바다는 이 사내를 자주 목격해야 했다. 그 사내는 ‘도 닦는 마음으로 10년만 보내자’고 제주 행을 결행한 터였는데, 10년을 훌쩍 지나 이제 그 사내의 나이가 마흔을 넘었다. 그럼에도 사내는 제주에 홀려, 필름에 미쳐 아직도 제주에서 떠돌고 있다. 제주사진만을 고집하는 댕기머리, 김영갑.
한 사내의 생을 저울에 달아보아 평균율에서 치우치거나 모자라면 우리는 기인이거나 아니면 천치라 부르길 꺼려하지 않는다. 또는 잘 쳐줘야 못난 사내밖에 안된다. 일상적인 삶의 행렬에 그를 세워놓았을 때 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순전히 편하기만 한, 평범한 사람들의 기준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돌출의 혁명을 꿈꾸고 일탈의 자유로움을 사려 든다. 그것도 아주 값싸게, 아니면 신용카드 긁듯이 부심코 . 그러나 마흔 나이를 훌쩍 넘긴 한 남자가 우리에게 외친다.
파도와 오름과 풀잎들, 벌레들과 번민과 증오,
그리고 너에 대한 지독한 그리움.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름으로 외로움을 처절히 세울 때,
내 비로소 자유와 예술의 등 굽은 몸뚱아리에 향유를 바를 수 있었노라고, 결국 제주도는 사랑이었다고,
소름 끼치는 그리움이라고 . . . . .
글 : 정희성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홈페이지
http://www.dumoak.co.kr/
입장료 성인 3000원 (단체 20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 무료
휴관 매주 수요일 (7,8월에는 휴관일 없음)
관람시간 3-6월, 9-10월 (9:30~6:00), 7-8월 (9:30~7:00), 11-2월 (9:3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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