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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에너미 [Public Enem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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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에너미 [Public Enemies]
감독 마이클 만
출연 조니 뎁, 크리스찬 베일 마리안 꼬띨라르,
      채닝 테이텀, 스티븐 그레헴 등
2009. 미국.
@ CGV

 

  - ‘리뷰’는 언제라도 스포일러가 담길 수 있습니다.

마이클 만, 조니 뎁, 크리스찬 베일. 이 세 명의 감독과 배우의 이름은 영화보다 더 큰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이름들이고, 이들이 한 영화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질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동료들을 구출하기 위해 감옥으로 직접 들어가 계획대로 일을 진행시킨 존 딜린저와 그의 일행은 탈출 직전 한 동료의 실수로 인해 계획이 다 틀어지게 생겼다. 총격전 속에 몇은 죽고 탈출은 진행되는데, 존 딜린저와 가장 가까운 월터가 총에 맞는다. 그리고 그를 끌고 차를 달리는데, 존과 월터의 손이 엉킨 채 서로의 눈빛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이렇게 시작되는 첫 장면은 <히트>에서의 황량한 배경 속에서 벌어지는 액션신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마이클 만’의 영화의 느낌을 강하게 느끼게 해준다.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정보 (아래 동일)

영화는, 1930년대 경제 대공황시기, 미국 내 범죄율은 극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 그 와중에 대공황의 원죄로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은행들만 털면서 국민들의 돈은 절대 안 훔치는 걸로 유명세를 탔던 ‘존 딜린저’에 대한 영화다. 마치 그들의 의해 보호받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일반인들에게 추앙받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100% 검거율을 자랑하는 멜빈 퍼비스 형사는 공력을 인정받아 존 딜린저 수사팀장으로 합류하게 되고, 이 둘의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그리고 인디언의 후손인 ‘Black Bird(검은새)'라고 불리는 빌리 프리챗을 보자마자 첫 눈에 반해버린다. 뭐하는 사람이냐는 빌리의 질문에 은행강도라고 대답할 정도로 대담하면서도 그 단 한마디에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가라는 걸 담아낸다. (이건 어쩌면 로맨틱가이 조니뎁 만이 해낼 수 있는게 아닐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피말리는 추격과 도주 사이에 감정과 낭만이 지속된다는 것은 그것으로 인해 추격전이 끝날 것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빌리의 ‘당신은 결국 잡히거나 죽을것이고, 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말은 누구나가 생각할 수 있는 그들의 결론이지만 현실에 살아가고 있는 존 딜린저는 그 말에 동의할 수도 없고, 그녀를 지켜줄 거라 확신한다.

존 딜린저와 퍼비스의 대결은 영화 중반 쯤 딜린저를 체포하면서 싱겁게 끝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새로운 대결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끝이라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은 딜린저는 공권력을 비웃듯 삼엄한 경비를 뚫고 탈주에 성공하고, 다시금 경찰들을 비웃으며 범죄들을 저지른다. 하지만 이제 딜린저를 비호해줄 많은 이들은 죽거나 배신하고 그의 곁을 떠났다. 빌리도 경찰들의 삼엄한 감시 속에 만나기가 수월치 않다. 이렇게 진행되는 추격의 과정은 빌리의 말대로 그 끝을 맞게 된다. 빌리가 예상한 그 끝이 찾아온 것이긴 하지만 그 둘은 더없이 뜨거웠었고, 짧은 순간이지만 사랑했고 행복했었다. 존이 죽는 순간까지도 빌리를 생각할 정도로...




영화에서 눈여겨보게 되는 것들은 액션신들의 장면들이다. 다큐멘터리와 같은 느낌을 살리려고 했는지 총격장면들이 대단히 생생하게 찍혀서 실제 미국범죄다큐물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짧고 강렬하게 멋있는 장면들로 편집되는 수많은 액션신들과 비교해보면 이 영화의 액션장면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조금은 길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약간은 불필요한 장면들까지 자르지 않고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장면들은 마치 눈앞에 그 현실들이 벌어지고 있는 착각을 일으키는 듯하다.
영화 <히트>를 보면서도 그 이전까지의 액션장면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화면들로 새로워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런 연장선 속에서 보여지는 마이클 만의 액션장면에 대한 연출은 그대로 영화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힘이 있다. (약간 루즈한 느낌의 액션장면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점은 호불호가 분명히 갈라질 것임에 틀림없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영화의 큰 줄기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빌리가 고문받는 장면 또한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딜린저에게 농락당한 퍼비스의 부하 한 명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해보고자 퍼비스와 상관없이 빌리를 체포하고 그녀를 고문한다. 이런 장면을 보고 있던 한 여성경관이 퍼비스에게 어떻게 여자에게 저럴 수 있냐며 항의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퍼비스는 빌리를 고문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1930년대라는 배경이고 그리고 어느정도 각색된 사실이겠지만, 2009년의 한국사회가 오버랩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얼마전 ‘한겨레 21’에 기사로 실렸던 MB시대 수사매뉴얼이 사람들 속에서 크게 회자되고 심지어는 경찰들마저도 필독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인권’이라는 문제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수사과정에서의 인권문제만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해서 크레인 위에서 건물 옥상에서 버티면서 마지막 남은 인간적 삶을 목놓아 외치던 수많은 사람들을 때리고 죽이고 잡아가는 그 현실이 빌리의 고문장면에 떠오르는 게 어디 나뿐이었을까. 고문에 지쳐버린 빌리를 들어안아 화장실로 데려다주는 퍼비스의 모습을 현실에서 상상이라도 할 수 없는게 더 슬프다.

천장지구, 레옹, 무간도, 히트 등 어렸을 적부터 이런 영화들을 정말 좋아했고, 지금은 특별한 장르적 취향을 갖고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느와르’ 성격의 영화는 꼭 찾게 되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사실보다 더 사실적인 이런 느낌의 영화, 마이클 만의 영화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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