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펀 : 천사의 비밀 [Orp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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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펀 : 천사의 비밀 [Orphan] 감독 자움 콜렛-세라 출연 베라 파미가, 피터 사스가드, 이사벨 펄먼, 지미 베넷, 아리아나 엔지니어, CCH 파운더 등 2009. 미국. @ CGV |
-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보실 분은 절대 글을 읽지 마시길...)
셋째 아이의 유산이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을 겪게 된 ‘케이트’는 술로 지난날들을 연명해오다가 알콜중독 치료를 받고 이제야 겨우 정상적인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다만 세 번째 아이에 대한 사랑은 정원에 장미나무를 심고 그것을 가꾸는 것으로 대신하지만 피드백이 쉽지 않은 일방의 감정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게 케이트-존 부부는 세 번째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을 내린다.
‘천사의 집’이라는 고아원을 찾은 부부의 눈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에스터’라는 아이가 눈에 띤다. 스토리가 있는 그림을 그린다며, 천진난만한 웃음과 동화와 같은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하는 ‘에스터’는 누가봐도 데리고 키우고 싶은 매력적인 아이다.
ⓒ Warner Bros. Pictures / 국내판권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소유
그렇게 가족이 한 명 더 늘어나면서부터 케이트의 가족에게는 불길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자신의 주변인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내는 엄청난 마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 ‘에스터’는 우선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둘째 맥스와 가깝게 지내면서 친동생처럼 대해준다. 그런 사랑을 엄마 케이트에게서 밖에 받아보지 못한 맥스는 에스터에게 모든 믿음을 넘겨준다.
영화는, 에스터의 주변에서 연일 사건 사고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자신을 놀리던 친구를 놀이터에서 밀어버리는 사건, 자신을 찾아온 수녀를 살인하고, 첫째 대니얼을 협박하고, 맥스만 남겨진 차에 브레이크를 해제해버리기까지 한다.
이렇게 연달아 벌어지는 사건들 속에서 진실을 알고 있는 건 맥스와 대니얼 두 아이 뿐이고, 에스터를 의심하는 건 케이트 뿐이다. 사실 주변의 모든 이들이 에스터를 의심하지만 그들은 약자일 뿐이다. 두 아이는 어른들이 완전한 믿음을 주기가 어렵고, 게다가 에스터의 협박에 대한 공포는 아무말도 할 수 없게 된다. 케이트는 에스터를 의심하지만 물증이 없을 뿐 아니라 알콜 중독이라는 정신과 치료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되려 예민한 신경을 의심받는다.
이렇게 에스터의 광기어린 행각이 지속되는 긴장감 속에 영화는 끝을 향해간다. 그런데 그 끝에 제목처럼 비밀이 숨겨져 있다. 10대 초반의 러시아에서 입양되었다고 알고 있는 아이의 과거가 케이트의 추적으로 밝혀지는데, 그녀는 30대 나이의 늙지않는 병을 안고 있는 어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을 아이로만 여기고 사랑해주지 않는 그 현실에 분노하고, 편향된 정서를 갖게 되면서 자신이 이루지 못한 사랑을 파괴하기 위한 행위를 벌이는 것이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의 끈을 놓을 수 없게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그 긴장감과 공포의 바탕에는 ‘약자’이기 때문에 느낄 수 밖에 없는 공포가 스며들어 있다. 케이트는 성인이기는 하지만, 남편과 주위 시선으로부터 알콜 중독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가고 있고, 아직도 정신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그는 술로 인해 둘째 맥스가 연못에 빠진 것도 모르고 지나치다가 둘째 아이까지 잃을 뻔한 끔찍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유산과 함께 이런 경험은 그를 정신적으로 상당히 예민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그를 향한 시선들은 ‘정상인’으로 그를 보게 하지 않는다.
여기에 두 평범한 아이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공포에 대응할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한 존재들이고, 심지어 맥스는 잘 듣지도 못하고 소리언어로 대화가 불가능하다. 이런 조건들은 에스터로 하여금 자신을 중심으로 관계를 새로 구축하게 만들었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듯이 존에게 접근을 시도하게 한다.
이렇게 관계에서의 자의든 타의든 고립되어가는 이들은 그 관계속에서 ‘약자’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형성된 것이고, 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받아야 하는 ‘사회적 시선’은 에스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공포만큼이나 무서운 것이다. 특히 케이트가 ‘남과 다르다는게 나쁜건 아니다’라고 에스터에게 하는 말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 Warner Bros. Pictures / 국내판권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소유
이는 공포를 당하는 이들의 입장에서 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반대로 에스터의 입장에서는 30여년간의 자신의 삶 자체가 스스로에게는 공포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을 향한 다른 시선들을 겪으면서 살아온 긴 시간들은 에스터로 하여금 잔혹한 범죄자로 만들었을 것이라 상상할 수 있다. 영화에서는 그를 향한 일말의 동정도 보이지 않고, 그게 사실 당연하기도 하겠다.
다만 이 영화는 선악의 구도를 통해 악을 물리친다는 이분법적인 단순구성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케이트와 에스터가 가지고 있는 과거가 현실속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고, 그렇게 표현되는 현실이 얼마나 공포스러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두렵다’라는 말처럼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공포는 지난 기억과 경험에서 출발하는 공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도저히 13살짜리 (1997년생)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이사벨 펄먼’의 연기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역시나 ‘베라 파미가’는 ‘베라 파미가’였고, 이 둘이 펼치는 연기에 영화 내내 몰입할 수 있었다.
덧. 영화에서 ‘베라 파미가’가 들고 있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메인 화면으로 되어 있는 아이폰이 계속 눈에 띄더군요. (빨리 제대로!! 출시하기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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