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프레지던트
굿모닝 프레지던트
감독 장진
출연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 임하룡, 한채영, 주진모, 이문수, 전양자, 장영남, 박해일, 공형진, 류승룡 등
제작 소란플레이먼트, KnJ엔터테인먼트
2009. 한국.
@ 롯데시네마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2009년은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으로 오랜시간이 지나더라도 쉽게 잊혀질 수 없는 해가 되었다. 지난 권위주의 시대를 끝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온갖 비아냥과 저질스러운 책동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밀고나갔던 지난 10년의 과정은 역사의 시간이 뒤로 흐르는 듯한 오늘의 한국사회 현실과 마주하면 더욱 소중했음을 깨닫게 만든다.
2009년 대한민국은 세 명의 대통령을 마주했다. 정치적 공격을 뒤로하고 스스로 자신과 국민, 국가의 권위를 살렸던 한 명의 대통령, 그리고 지난 수십년 간 자신의 정치철학을 꿋꿋하게 밀고나갔던, 한국 정치역사에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또 한 명의 대통령과 그렇게 이별했다. 살아있을 때 차지하고 있던 자리보다 현실에 없을 때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은 ‘소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하면 더욱 가슴이 에인다. 이 현실과 묘한 접점을 만들고 있는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그래서 돌아가신 두 분의 대통령을 떠올리게 만든다.
영화는 한 인간으로서의 대통령을 그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의 복권당첨, 대통령의 장기이식수술, 대통령의 이혼 등 세 명의 대통령에게 닥친 문제는 어찌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허나 자리가 자리인지라 개인의 문제까지도 정치적으로 해석되거나 이용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한데, 영화는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대통령의 개인의 인격적 문제로 돌아보고 있다. 이는 정치적 문제를 외면하고 개인의 문제로 돌아보는 듯한 취약점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되려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정치적 쟁점과 난해한 문제 속에서 리더의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영화 속 리더들의 모습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에 비감을 느낄 뿐이다.
200억이 넘는 돈이 눈 앞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김정호 대통령은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200억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돈이 가지는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자신의 특별한 세포조직이 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급박한 순간에 처한 차지욱 대통령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떠올린다. 그리고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보좌하기가 벅찼던 최장면의 이혼통보는 국정을 흔들만큼 큰 이슈로 떠오르는데, 한경자 대통령은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정치적 행보에서만큼은 서로 조금씩의 차이가 존재했지만, 이들은 현실의 대통령에게서 쉽게 느껴질 수 없었던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대통령들이었던만큼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세 명의 대통령의 판단에는 정치는 몰라도 세상을 살아가는 정도라는 것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보다 훌륭한 철학을 지니고 있었던 한 명의 멘토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도저히 소통불가하다고 여겨지는 대통령의 생각을 바꾸려면 괜찮은 조리장을 청와대로 보내야 하는 것일까...
대통령이라는 존재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자신의 목적에 충실했다. 그리고 순간순간 재기넘치는 유머와 일상의 삶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대통령의 삶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묘한 감동까지 잘 섞여있는 무난한 영화라 할 수 있다.
특히, 화합과 통합의 가치를 추구해온 김정호 대통령, 가장 자존감과 정치감각을 유지하는 대통령으로 느껴지는 차지욱 대통령, 그리고 국민들의 실제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한경자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바라고 있는 모습, 정치철학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정치적이지 않으면서도 대단히 정치적이라 느껴지는건 현실과의 대비에서 비롯되는 느낌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장진 감독의 영화를 격하게 아낀다. 다만, 그의 영화의 판이 커질수록 장진스러움이 퇴색되고 있는 듯 해서 조금 아쉬운 감도 있다. <기막힌 사내들>에서 보여줬던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언어유희의 유머와 독특한 캐릭터가 지니는 맛이 판이 커지면서 되려 아쉽게 표현되고 있는 듯 하다.
<굿모닝 프레지던트> 역시 장진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그의 초기작들을 보면서 통쾌해하고, 키득거리던 시절을 그립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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