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터즈 : 거친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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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터즈 : 거친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브래드 피트, 다이앤 크루거, 크리스토프 왈츠, 멜라니 로랑, 일라이 로스, 틸 슈바이거,
다니엘 브륄, 마이클 패스벤더 등
2009. 미국, 독일.
@ 롯데시네마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Inglourious Basterds 라는 제목의 의미를 찾아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영어단어에 ‘inglourious’와 ‘basterds’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inglorious bastards 에 u를 넣고, e를 a로 바꿔서 만들어낸 단어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만들어낸 영화제목은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나치시대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펼친다는 내용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사실관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으로 전개가 되고, 영화의 인과관계를 따져봤을 때도 앞뒤가 잘 안맞는 부분이 등장하면서 다른 영화였으면 ‘뭐 저래!’라는 핀잔을 받기에 충분하지만 대놓고 그렇게 만들어낸 타란티노의 영화에서 그런 사실과 인과관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되려,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낸 타란티노 식의 연출은 더 큰 쾌감과 영화적 재미로 다가오게 만들어낸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영화는 ‘개떼들’이라 불리는 미군,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연합군과 나치의 대결을 한 축으로, 영화 초반 ‘유태인 사냥꾼’이라 불리는 한스 대령에게 온가족이 몰살당하는 곳에서 탈출한 쇼산나가 나치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한 축으로 전개된다.
자신의 극장에서 나치의 군용 영화 시사회를 열게 되면서 복수극을 마무리하려는 쇼산나, 그리고 히틀러와 괴벨스 등이 극장으로 가게 된다는 소식을 듣게된 ‘개떼들’, 시사회의 보안담당을 맡게 된 한스 대령은 그렇게 최후의 순간에 극장으로 모이게 된다.
영화의 첫 시작부분에 한스대령은 피도 눈물도 없을만큼 모든 일에 철저해 보인다. 한 농부를 취조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서류를 꺼내고 질문하는 과정 그리고 여러 농담을 섞어가면서도 핵심을 정확히 짚어내는 모습은 수년동안 갖춰진 그의 일상적인 태도인 것처럼 느껴진다. 헌데 영화의 마지막 그는 자신을 수렁에 집어넣는 결정적 실수를 범하게 된다.
독일군 포로를 돌려보내면서도 이마에 칼로 나치표식을 남겨놓을 정도로 잔인하고 철두철미해보이는 ‘개떼들’도 마찬가지로 갈수록 어설픈 행동으로 위기에 처하고, 동료들은 죽게된다.
인과관계를 넘나드는 이런 식의 설정은 타란티노의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른 영화였더라면 캐릭터의 갑작스런 변화나 허술함은 영화의 허점이 될게 분명하지만, 타란티노의 이 영화에서는 오히려 그런 지점에 주목하게 된다.
나치시대에 대한 통렬한 복수극으로 스토리라인이 짜여져 있는 이 영화가 좀 있는 척 하는 것들에 대한 비아냥으로 느껴지는 건 나만의 해석인 것일까. 개인적으로 한스가 미군에게 협상을 제의하고, 마지막에 자신의 이마에 나치표식이 남겨지는 장면이라던가 개떼들이 지하 바에서 개죽음을 당하는 장면 모두 스스로 날고 긴다고 하는 것들에 대한 통렬한 비웃음으로 느껴진다. (전혀 B급스럽지 않지만) 스스로를 B급영화를 지향한다는 타란티노이기 때문에 가능한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이런 식의 조소들로 가득차 있다. 모든 관객에게 통쾌함을 줄만큼의 재미가 아니라, 생각해보니 정말 재밌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영화다. 영웅이 등장하는 첩보, 액션영화가 아니고, 코믹버전이라고 해서 주구장창 웃기기만 하는 게 아닌 당시의 비감을 느낄 만큼 슬프면서도 재밌는 영화로 완성된 이 영화는 정말 재밌는!! 영화다.
영화는 타란티노 식의 이야기 전개 뿐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매력적이다. 브래드 피트의 연기는 나날이 발전하는 듯 (영화 선택도 잘하는 듯) 보인다. 이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의 목소리가 이런 역할에 참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배우들 중에서 압권은 당연히 한스 대령의 크리스토프 왈츠일 것이다. 깐느가 남우주연상으로 연기에 대한 보답을 주었을만큼 그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빛을 내고 있다. 거기에 멜라니 로랑과 다이앤 크루거의 매력적인 모습도 한껏 느낄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 외에도 영화의 영상미가 정말 뛰어나다는 느낌을 준다. 1장에서 프랑스 농촌의 한 언덕에서 일하고 있는 농부와 딸들, 그리고 저멀리 구부러진 길을 따라 연기를 풀풀날리며 올라오는 독일군의 모습이 담긴 첫 장면에서부터 영화에 빠지게 되었고, 개떼들이 나치와 만나서 서로 몰살되는 바에서의 장면도 매우 인상적이다. 극장에서 쇼산나와 나치군인이 영사실에서 만들어내는 장면, 한스대령이 본 해머스마크에게 구두를 신기는 장면은 은근한 애로티시즘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거기에 환상적인 영화음악까지 더해져서 타란티노 자신은 B급을 지향한다지만, 최고의 영화로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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