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 [The Cove]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 [The Cove]
감독 루이 시호요스
출연 리차드 오베리, 조 치숌, 맨디-래 크루이크 생크 등
2009. 미국. 다큐멘터리.
@ 스폰지 하우스 (중앙)
바다는 무슨 색일까요? 라고 어린아이들에게 물어보는 질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파란색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영화 <더 코브>를 보고 나니 바다색이 핏빛 붉은 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어 버렸다.
영화 <더 코브>는 한 구역의 바다색이 완전히 붉은 색으로 물들 정도로 피비린내나는 돌고래 살육을 다루고 있다. 단 한 번도 먹어본 적 없고, 먹는다는 소리도 들어본 적 없는 돌고래 고기를 위해서 말이다.
어렸을 적 내가 살던 동네 근처에 돌고래쇼장이 생겼다. 지금도 없어지진 않은 것 같지만, 그 때 만큼의 인기는 별로 없는 듯 한데, 십수년 전 돌고래쇼장은 인간의 서커스보다 더 재미있는 눈요기거리였으며, 어린 마음에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서 인간과 대화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충격적인 ‘쇼’이기도 했다.
‘플리퍼’라는 1960년대 미국의 TV시리즈는 돌고래를 사육하면서 돌고래의 묘기를 보여주며 돌고래가 커가는 과정을 다룬 프로였다.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 프로는 미국에서 전국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으며, 그 때부터 전세계에 돌고래 쇼를 진행하는 동물원 등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아마도 인간의 뇌에 가장 가까운 지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게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빨랐을 것이고, 불행히도 이는 인간의 노리개가 되는 그들의 운명이 되고 만 것이다.
‘플리퍼’ 시리즈를 만들고, 돌고래 묘기를 처음으로 선보인 릭 오베리는 돌고래와 함께 하면서 돌고래와 교감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플리퍼 시리즈를 함께 했던 돌고래가 죽은 이후 더 이상 돌고래에 대한 포획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신념으로 그 후 수십년 동안 돌고래 구조활동을 벌여온 사람이다.
그가 일본의 타이지라는 곳으로 들어오게 된 것도 이런 사연과 무관하지 않은데, 이 곳 타이지가 1년에 2만 3천마리 이상의 돌고래를 포획하고, 그 중 일부 (수련과 묘기에 안성맞춤인 돌고래)는 전세계로 팔려나가고 나머지 돌고래는 무참한 살육을 통해 밥상에 올라가게 된다.
헌데 이런 사실은 일본에 있는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도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 등의 보호 아래 철저하게 통제된 곳에서 벌어지는 이 돌고래 살육을 그들은 (일본 국민 대다수가 알지 못하는 현실에) 전통이라 대답한다.
돌고래는 인간만큼의 지능과 자의식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오죽했으면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IQ88을 두고 돌고래 머리라고 했을까. 그만큼의 지능을 가진 돌고래는 자신들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인간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질, 양에 있어서 특별하다. 때문에 바다와 관련된 직업 혹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서 돌고래와 얽혀있는 이야기들을 심심치않게 들을 수 있다.
전세계의 동물원들의 생계와 동물원에서 꿈과 희망을 느끼는 아이들을 위해서 약간의 돌고래를 잡는 것은 그렇다친다 하더라도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인간과 비슷한 위치에 있어서 수은중독에 가장 높은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돌고래 고기를 그렇게 살육하면서까지 먹어야겠는가 말이다.
참, 인간이라는 존재에 환멸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영화는, 타이지에서의 돌고래 살육을 고발하기 위해 ‘오션스 일레븐’이라는 작전을 세우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타이지에서의 촬영을 담은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곳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철저하게 통제된 곳이기 때문에 촬영을 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지만, 이들은 돌고래를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온갖 방해를 뚫고 현실들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다른 장르보다 더 감동과 분노를 일으키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 코브>를 보면서도 가감없는 현실의 모습에, 바다 전체가 빨갛게 물든 그 장면을 보면서 손을 부르를 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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