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홈즈 [Sherlock Holmes]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셜록홈즈 [Sherlock Holmes]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레이첼 맥아담스, 마크 스트롱, 에디 마산 등
2009. 미국.
CGV
아서 코난 도일이 만들어낸 탐정 ‘셜록홈즈’는 마치 실존했던 인물처럼 느껴진다. 작품의 캐릭터가 너무 인상적이거나 사람들 속에서 많이 회자되는 경우 이런 현상이 종종 발생하는데, 아마도 셜록홈즈는 대표적인 가상의 인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 시리즈를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그의 이름은 정말 많이 들어봤을 것이며, 빈번하게 발생하는 취조와 협박에 이어지는 자백에 의한 수사방법과 행태들을 보게 되었을때 많은 사람들은 셜록홈즈를 연상시킬 것이다. 물론 CSI가 등장하고서부터는 과학수사의 대표 아이콘은 길반장을 떠올리겠지만...
영화는 두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속도감있게 전개된다. 1인자의 자리를 꿈꾸는 블랙우드와 그의 범죄행위를 포착하고 여러 단서를 찾아내어 블랙우드를 좇는 홈즈와 왓슨박사의 대결을 기본적인 구성으로 하고 있다. 첫 번째 대결에서 블랙우드는 홈즈와 왓슨에 의해 잡혀가지만,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자신을 가두고 있는 감옥을 탈출해낸다. 그리고 그들은 1인자가 되기 위한 욕망을 실현시킬 것인가, 그를 저지할 것인가라는 문제 앞에 맞서게 된다.
그런데 이 영화가 지니고 있는 속도감과 몰입력은 추리물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홈즈의 캐릭터도 우리가 알고 있던 명탐정 이상의 것으로 되고 있다. 사실 영화를 보기전에 기대했던 건 심리대결과 머리싸움으로 전개되는 추리 스릴러였다. 하지만 영화는 그보다 액션과 볼거리에 치중하고 있다. 물론 모든 학문에 걸쳐 박학다식한 모습을 보이는 홈즈의 모습도 그려지고, 그 지식들을 이용해 범인의 행보를 포착해내는 명추리도 등장하지만 그것이 영화의 주된 대결지점은 아니다. 블랙우드를 잡기 위해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며, 공사중인 고층교각 위에서 블랙우드와 싸우는 장면은 CSI의 길반장같은 이미지보다는 어렸을 때 재밌게 봤던 <폴리스 스토리>의 성룡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새로운 액션스타와 액션영화로 재창조된 영화 <셜록홈즈>는 기대했던 모습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편안하게 보는데 무리없는 영화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홈즈의 추리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을 줄였고, 관객들의 흥미를 느낄만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듯 보인다. 이 지점은 관객들의 입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지점이지만, 그로 인해 속도감있는 전개와 보편적인 재미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비슷하게 느기는 지점이지않을까 싶다.
다만, 후속작품을 생각하고 만들었는지 레이첼 맥아담스가 연기하는 아이린의 캐릭터는 이 영화에서는 자리를 못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블래우드에게 이용당하는 줄 알았지만, 나중에 보니 그녀의 배후에 있는 인물은 영화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한 교수였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후 작품을 생각해보게 한다.
가이 리치의 셜록홈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로 발탁되었다. ‘신은 공평하다’는 진리를 설파하고 싶었던지 수차례의 약물복용을 비롯한 많은 스캔들로 자신의 재능을 썩혔던 그가 <아이언맨>과 <솔로이스트>에 이어 <셜록홈즈>까지 출현하는 건 굳이 그의 팬이 아니더라도 반길만한 일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수상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이지만, 골든글로브 코미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로까지 노미네이트된 그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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