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디 에어 [Up in the Air]

ⓒ CJ엔터테인먼트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출연 조지 클루니, 베라 파미가, 안나 켄드릭,
      에이미 모튼, 멜라니 린스키, 대니 맥브라이드 등
2009. 미국.
@ 아트하우스 모모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노>라는 영화를 아쉽게도 보지 못했지만, 많은 언론이나 영화관계자들이 지난 십년의 영화들 중 베스트목록에 올려놓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주노>의 엘렌 페이지가 출연한 영화 <위핏>도 관심있게 지켜봤고, 감독인 제이슨 라이트먼의 신작은 그보다 더 큰 관심을 끌었다. 거기에 조지 클루니와 베라 파미가를 하나의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왠만한 영화팬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조합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여타의 관심사들도 눈길을 끌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영화만의 느낌과 감각이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에 더 감동하면서 극장을 나오게 된다.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인 디 에어>는 삶과 가족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1년 중 300일 이상을 집을 나와 사는 유명 해고 전문가 라이언 빙햄의 집은 비행기 안이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VIP중에서도 특급 VIP라서 줄서지 않고 자신의 카드로 비행기 티켓팅을 할 수 있으며, 힐튼호텔의 VIP고객이기도 하다. 이런 그에게 유일한 꿈은 천만 마일리지를 달성하고 세계에서 일곱번째인 플래티넘 카드를 발급받는 것이다. 그에게 집과 가족은 거추장스러운 짐에 불과해서 원룸에서 보내는 30여일의 시간보다 비행기와 호텔을 더 안락하게 느끼고, 혼자 살아가는 것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 그가 어느날 우연히 자신과 마인드가 비슷한 알렉스라는 여성을 만나고, 그에게 빠져들기 시작한다.
영화는 라이언 빙햄의 일상과 그 주변을 통해 관객들에게 당신의 삶은 어떤지, 행복한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를 묻는다. 라이언의 인간관계를 통해 세 부류의 삶이 보여진다. 그 하나는 라이언의 가족들인 누나와 여동생인데, 그들은 모두 가족이라는 것에 의지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누나는 비록 별거중이지만 그 역시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는 철학을 지닌 보편적인 중년 여성이며, 이제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 동생은 신혼여행을 어디 멋들어진 곳으로 떠나지 못해도 가족을 꾸리는 것에 행복해한다. 물론 라이언은 이런 가족들을 피하고 싶어한다.
또 다른 삶은 라이언이 빠져들기 시작한 여인 알렉스의 삶이다. 그녀는 라이언과 매우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연애나 만남에 대한 생각도 비슷해보이지만 결국 그건 알렉스의 또 다른 삶의 불과할 뿐이었다. 알렉스는 일탈을 위해 라이언을 만났던 것일 뿐 그의 일상은 남편과 아이들 속에 파묻혀 웃고 즐기는 그런 평범한 삶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라이언의 직장동료인 나탈리가 또 하나의 삶을 보여주는데, 그녀는 대학에서 인정받는 학생이었지만 남자친구를 따라 오마하라는 중소도시로 넘어오게 된다. 좋은 직장과 행복한 가족을 꾸리는 것이 행복의 전부인 것 처럼 보여지는 나탈리는 결국 그 행복의 끈이라 여겼던 남자친구에게 결별통보를 받는다. 그것도 문자메시지라는 잔인한 도구를 통해서 말이다.

라이언까지 포함한 네 부류의 삶을 통해 영화는 삶의 의미와 그 안에서의 가족이라는 것이 지니는 위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삶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각자의 삶에 대한 고민은 관객의 몫으로 넘겨주는 미덕을 이 영화는 갖추고 있다.
혼자라는 사실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는 라이언이지만 영화는 그를 외롭게 그리지 않으며, 라이언도 스스로 외롭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빠져들 수 있는 열정도 지니고 있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스스로 목적하고 있는 천만 마일리지는 과연 기쁨과 행복의 종착지가 될 수 있는지도 의문스러운 일이다.
라이언과 관계맺는 이들의 모습도 비슷하다. 자신은 별거중이지만 동생들에게 결혼을 강조하는 누나의 모습과 겉으로는 매우 행복해보이는 가족을 꾸리면서 살아가지만 일탈의 욕망을 위해 그리고 그것이 일탈이었음을 당당하게 밝히는 알렉스의 모습을 보면 가족과 행복의 연관관계는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제 결혼을 앞둔 동생과 직장동료 알렉스의 경우도 가족을 통해 삶의 행복을 느끼려하지만 이들의 삶도 그리 달라보이지 않는다.

ⓒ CJ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삶의 형태가 삶의 목적, 행복 등과 동일시 여겨지는 것에 대한 문제인식을 던지고 있는 듯 하다. 가족을 꾸리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문제는 가족에 대한 개개인의 입장의 문제이지 그것이 삶의 전부 혹은 삶의 행복을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영화 속에서 가족을 꾸린 이들이나, 혼자 살아가는 라이언 빙햄이나 그 형태가 각자의 행복을 만들어주지 못한다. 오히려 일탈이었든 진심이었든 짧은 순간이지만 라이언과 알렉스가 서로에게 몸과 마음을 다하는 순간이 더욱 행복해 보인다.
그렇게 영화는 당신들이 탄 '삶'이라는 비행기의 종착역이 어디인지를 묻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극 중의 라이언 빙햄의 직업은 상당히 의미있다고 할 수 있다. 상당히 반노동자적 직업인 해고전문가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이런 직업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못했다.) 의 사회적의미는 차치하고, 라이언 빙햄이 해고를 위해 꺼내드는 멘트는 대체로 지금의 삶이 당신이 원한 삶이었냐는 질문들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그 누구도 그렇다라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라이언은 그들에게 (실속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새로운 삶에 대한 용기를 던져준다.

영화를 보고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건 각자의 몫이겠다. 인생의 상공을 날아가고 있는 각자에게 회항할 것인지, 유턴할 것인지, 아니면 가던 그대로의 길로 계속 갈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다만 무엇을 위해 결코 길지 않은 인생의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오십줄에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훈남인 조지 클루니와 정말 매력적인 배우 베라 파미가의 조합은 상당한 어울림을 지니고있다. 세상에 한 발자국 다가선 어리버리 사회 초년생을 연기하고 있는 안나 켄드릭 또한 영화 속 비중이 상당하고, 그의 연기도 좋은 영화에 한 몫하고 있다. 주인공들의 직업상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관객들이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던져주는 것도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고, 좋은 음악과 영상 및 지속적으로 터져주는 웃음은 영화의 맛을 더하고 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12) 2010.03.22
예언자 [Un Prophète]  (7) 2010.03.21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21) 2010.03.12
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 [Invictus]  (16) 2010.03.10
클로이 [Chloe]  (5) 2010.03.08
밀크 [Milk]  (8) 2010.03.06
|  1  |  ···  |  61  |  62  |  63  |  64  |  65  |  66  |  67  |  68  |  69  |  ···  |  380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