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어웨이즈 [The Runaways]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런어웨이즈 [The Runaways]
감독 플로리아 시지스몬디
출연 다코타 패닝, 크리스틴 스튜어트, 마이클 섀넌, 스텔라 매브, 스카우트 테일러-콤튼,
       에일리아 쇼캣, 라일리 코프 등
2010. 미국.
@ 메가박스

 

영화 <런어웨이즈>는 1976년부터 4년정도 활동한 후 해체된 동명의 여성 록그룹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놓았다. 이름만 들어본 적이 있던 이 그룹의 결성과정과 활동과 해체까지 이르는 기간을 그대로 옮겨놓았는지, 아니면 영화를 위해 어느정도 수정되었는지는 (그룹에 대해 아는 것이 여성록그룹이라는 것과 이름뿐이어서) 잘 모른다. 일상과 현실이 계속 영화로 만들어지는 이유는 우리의 현실이 그만큼 영화와 같은 임팩트를 지닌 채 흘러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실화가 지닌 임팩트는 영화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소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겠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실화가 지닌 임팩트보다는 그들의 삶의 모습을 파고드는데 치중하고 있다. 그들의 고뇌는 20대 청춘의 고민들과 엇비슷하며, 그들이 느끼는 동료 혹은 친구에 대한 감정 또한 청춘들이 느끼는 그것과 닮아있다. 그들의 보여지는 성취나 과장된 드라마가 아닌 주인공들의 심리를 드러내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영화이다.
영화 속 록그룹 '런어웨이즈'는 조안 제트라는 어린 여성기타리스트가 리더가 되어 꾸린 그룹이다. 거기에 체리 커리라는 보컬이 마지막으로 합류하며 이들은 록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음악과 성공이라는 걸 모두 가지고 싶었던 이들에게 파울리라는 프로듀서는 그들의 명성을 이끌어준 인물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데서는 걸림돌이기도 했다.
이들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30년 전과 변한게 없는 지금의 연예계를 연상시키는 건 너무 당연하다. 만들어진 유명스타가 될 건지, 자신만의 음악색깔을 위해서 많은 걸 포기할 건지라는 갈림길에 서는 건 그들의 시작과 과정을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전에도 그랬겠지만, 현재도 기획사의 요구대로 움직이는 스타가 될 것인지,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음악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많은 가수들이 있을 것이다. 만들어지는 스타에 대한 악의적 감정은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 뭐라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걷기 위한 노력을 하는 많은 이들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영화를 보면 강하게 생긴다.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했던 환경에서도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가기 위해 애썼던 그룹 런어웨이즈는 비록 보컬인 체리 커리와의 불화로 인해 금이 가기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체리 커리의 길과 남은 다른 멤버들의 길은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추억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길다면 긴 인생의 걸음걸음 중 가장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지니고 있고 그런 에너지가 제대로 펼쳐지게 되면 가장 큰 성장의 시간들일 수 있는 시기가 바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룹 런어웨이즈의 멤버들은 방황의 시기를 음악과 함께 했고, 전세계적인 인기도 만끽했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싶은 것을 한다는 것, 그에 따른 명성을 얻었다는 것이 그들의 위안이 되어주진 않는다. 그들이 맺고 있는 관계에서의 공허함과 거기서 출발되는 관계의 균열은 열정과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 번뇌를 가져오게 한다. 하지만 영화 속 런어웨이즈의 멤버, 특히 체리 커리와 조안 제트는 이 과정을 제대로 이겨낸다. 체리 커리가 없어짐으로 해서 땅에 떨어진 인기와 절망감에 사로잡혔던 조안 제트와 그룹 런어웨이즈의 타멤버들은 결국 수개월의 방황의 시간을 지나면서 자신들의 음악을 찾아가게 되고, 체리 커리는 자신의 공허함의 출발점이나 다름없던 가족들에게로 돌아가 일상을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좌절의 순간 그 이후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평온해보이고 그러면서 성숙한 인간으로 한 걸음을 내딛은 과정으로 느껴지는데 이것이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엔딩 부분은 그들이 뚫고 지나온 짧지만 강렬했던 순간들을 추억해내는 모습이었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성숙함을 채워야 하는 그 시기를 잘 지나온 이들이 느끼는 편안함과 함께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순간들을 추억하면서 생기는 아련함이 뒤섞인 느낌이다. 그리고 그렇게 함께 지나온 이들을 향한 마음의 연대감같은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부분이 영화의 큰 매력이라 느껴지기도 한데 거기에 음악 또한 꽤 훌륭한 편이다. 그리고 다코타 패닝과 크리스틴 스튜어트라는 헐리우드가 주목하고 있는 신인 (이라고 하지만 경력은 장난 아닌) 배우들의 예술가적 혼신을 뿜어내는 연기와 앞에서 얘기한 방황의 그 시기를 뚫고 지나오는 과정을 연기해내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캐스팅이 흥행을 위한 선택인 것처럼 보여질 수 있는 영화가 자신의 배역과 영화 전반에 잘 녹아든 영화로 발전하게 된 데는 두 배우 연기와 함께 감독의 연출이 뒷받침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킥 오프 [Kick Off]  (5) 2010.08.01
영도다리  (7) 2010.07.22
런어웨이즈 [The Runaways]  (5) 2010.07.20
맨발의 꿈  (8) 2010.07.11
파괴된 사나이  (17) 2010.07.10
청설 [聽說]  (13) 2010.07.07
|  1  |  ···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  |  380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