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 시네마서비스






이끼
감독 강우석
원작 윤태호 <이끼>
출연 정재영, 박해일, 허준호, 유해진, 김상호, 김준배, 유선, 유준상, 강신일, 임승대, 이철민 등
제작 시네마서비스, 렛츠필름
2010. 한국.
@ CGV

 

 

인터넷 포탈사이트에 연재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인기를 얻었던 만화 <이끼>, 영화화에 대한 계획이 발표되면서 감독과 캐스팅에 대한 팬들의 의견들도 분분했고 그런 잡음들 때문인지 영화가 개봉되기도 전부터 이건 잘해야 본전밖에 안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풀풀 풍기던 영화이기도 했다.
될 수 있으면 영화를 보기 전에 그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도 얻지 않으려는 이유 때문에 만화를 보고 갈 수도 있었음에도 원작 만화를 보는 걸 영화를 본 후로 미뤄놓고 본 영화이기도 했다. 스포일러에 대한 불안감도 없진 않았지만 원작과의 비교를 떠날 수가 없는 운명의 영화인 이 영화를 원작과는 별개로 영화 자체를 보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했다.

우선 영화 <이끼>는 상업영화로서의 일정선 이상의 연출력을 보여주는 감독의 영향인지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등장하는 캐릭터의 성격들도 분명하면서 개성있게 잡혀있고, (원작의 힘이 컸겠지만) 이야기의 인과관계도 이만하면 꽤 괜찮은 전개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는 천용덕과 유목형이 진정한 사람들을 만들어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한 마을을 만들었고, 그 마을이 수십년이 지난 후에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즉, 영화에서 전개되는 어떤 사건들 속에 공포가 숨어있는 것도 아니고, 범인을 찾아가는 추리 속에 영화의 재미를 느끼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생각되는 지점은 바로 인간에 의한 인간의 관리가 빚어내는 공포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과거의 죄값을 면하게 해주는 대가로 둘이 만들려고 하는 마을에 정착하게 된 몇몇은 자신들도 스스로가 변화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힘없는 유목형의 기대보다는 힘있는 천용덕의 권위대로 움직이게 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게 수십년이 흘러 천용덕의 구상대로 운영되고 관리되는 한 마을은 그 자체로 하나의 권력이 되고 만 것이다.

ⓒ 시네마서비스



한 사람 (유목형)은 종교가 해결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인간으로서, 그리고 각 개인의 과거의 죄값을 한 집단을 형성해서 해결하려 했고, 다른 한 사람 (천용덕)은 자신이 우두머리가 되어 관리되는 공간을 꿈꾸었다. 시작이 다른 둘의 사고는 절대 공존할 수 없는 것이 그들의 당연한 운명이었으며, 둘의 반목은 이 영화의 시작이자 끝을 만들어내고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너무 이상적이었든, 지극히 개인적이었든 어쨌든 이들의 실험(?)은 실패가 되었고, 원작과는 조금 다른 듯한 결말인 새로운 시도가 만들어지는 영화의 결말은 묘한 여운을 남겨주기도 한다. 그리고 과연 인간에 의한 인간의 관리라는 점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라는 물음 또한 남겨두기도 한다.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태생적인 성질이듯, 사회적 존재 또한 인간의 본성이다. 그리고 이 둘의 공존을 위한 사회적 시도는 굳이 영화에서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실패와 질곡을 역사속에서 겪어왔다.
영화는 이런 물음을 타락한 인간과 새세상이라는 공간을 만들어놓고 풀어가는듯 보인다. 물론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영화 <이끼>가 원작과의 비교, 절대적인 재미 등에서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움에도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지점이 바로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것도 상업영화의 틀을 따르는 영화적 전개를 지닌채로...

그것은 당연하게도 원작의 힘이 컸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의도적으로 영화를 본 후 원작을 보게 되었는데 영화라는 매체가 다루기 어려웠던 많은 지점들에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특히 원작에는 현실사회와 둘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가 비교되는 장면 혹은 독자에 따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그리고 사건이 엄청난 스릴을 만들어내지 않고 모호함을 잔뜩 지닌 이 영화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의 비교 때문에 범죄, 스릴러라는 장르의 맛이 살아나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영화는 이런 지점이 두드러지지 않고, 이 점이 원작과의 비교에서 가장 아쉬운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괜찮은 배우들의 좋은 연기와 탄탄한 원작의 힘, 그리고 상업영화로서 갖춰진 여러지점들은 영화의 의미를 찾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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