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 [Vicky Cristina Barcelona]
사진출처 : Daum 영화정보 (아래 동일)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Vicky Cristina Barcelona]
감독 우디 앨런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스칼렛 요한슨, 레베카 홀, 페넬로페 크루즈, 페트리샤 클락슨 등
2009. 미국 / 스페인
@ 씨네큐브
수천년의 인류의 역사에서도 아직 단정지어 정의내릴 수 없는 것 들 중 하나가
바로 '사랑'이라는 단어이지 않을까 싶다.
인간과 인간관계의 주변에 항상 맴돌면서 자신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갈 틈을 노리고 있다가
적시에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쳐들어오는 감정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출될 수 밖에 없으며
그렇게 불시에 찾아오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삶과 생활을 완전히 또는 일부를 뒤바꿔 놓기까지 한다.
때론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그 감정이 주는 마법과도 같은 '매력'은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수천년의 역사에 걸쳐 이야기거리가 되어왔고, 지금도 수많은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사랑'에 대해서
거장 우디 앨런이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비키와 크리스티나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절친이다.
영화일을 하고 있는, 얼마전 연인과 헤어진 크리스티나는 바람도 쐴겸 비키의 졸업논문 준비를 위한
바르셀로나 행에 동참한다.
그리고 거기서 우연히 만나게 된 화가 곤잘로에게 각자 다른 경로로 빠져들게 되며
그들 사이에 새로이 나타난 곤잘로의 전 부인 마리아까지 합세하며 서로의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간다.
각자 확실하면서도 서로 판이하게 다른 성격만큼이나 그들이 사랑을 대하는 방식은 각자의 색깔을 지녔다.
원래 부부였던 곤잘로와 마리아는 스페인의 정열을 그대로 담은 것처럼 뜨거운 사랑을 한다.
그렇지만, 조그마한 틈새에도 허물어져 버리는 약한 면을 갖고 있기도 하다.
지금은 헤어진 부부지만 사이가 좋을 때는 너무 부러울 정도여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시샘을 받기도 하지만, 사소한 말다툼이 감당안되는 싸움으로 치닫기도 한다.
여기에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크리스티나까지 합류하면서 이 세명은 색다른 사랑을 시작한다.
영화의 이야기 전개상으로는 크리스티나와 곤잘로의 사랑에 마리아가 불쑥 나타난 것이지만
영화를 계속 보면 볼수록, 곤잘로와 마리아 사이에 크리스티나가 끼어들게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셋은 서로에 대한 경계를 풀기 시작하면서부터 세사람 사이의 사랑이 시작되게 된다.
그리고 이 셋의 관계는 미술과 사진 등 각자의 직업 혹은 관심사에 대한 교감과 조언 등이 덧붙여지면서
흔한 감정의 잔치가 아닌, 서로에 대한 이해로 발전하게 된다.
어떻게 셋이 사랑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시작하면 사실 할 말은 없어지고,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지점이 샛길로 빠져나갈 우려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 셋의 사랑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건,
연애, 사랑 등에서의 허전함이 어떻게 채워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의 흔적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은 영원할 수 있지만, 감정의 지수가 끝까지 일정하게 지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럴 때, 서로의 감정이 비어나가는 자리들이 어떻게 채워지는가 하는 문제는
모든 연인들이 한번쯤, 아니 거의 매일 하는 고민일 수도 있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눈다는 건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다만, 크리스티나가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이라고 얘기하는 마리아의 멘트는 고민이 만나게 되는 지점인 것이다.
이성, 계획, 차분함 등과 어울리는 성격인 비키는 성격만큼이나 계획적으로 연애하고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뜨겁지는 않지만, 진중하며 현실의 감정보다는 미래의 환경을 더 중시하는 성격이다.
그런 그녀에게 불시에 찾아온 새로운 '사랑'의 감정은 자신을 부정해야 할 만큼 힘이 드는 문제이다.
자신의 절제력을 믿으며 만나던 곤잘로에게 어느 사이에 빠져들게 되고
하룻밤을 같이 보낸 곤잘로가 그 이후에도 잊혀지지가 않아 미칠 지경이다.
그래도 애인이 스페인으로 건너오고, 자연스레 곤잘로와 멀어지게 되면서 잊혀지나 싶었지만
고리타분하고, 낭만적이지 않은 자신의 애인을 대하고 있으면
즉흥적이지만 뜨겁고 낭만적이며, 예술을 하는 그에게 쏠리는 감정이 되살아난다.
보고 있지 않으니 참을만 한데, 여기다가 친척 주디가 진정한 '사랑'을 좇아가라며 부추긴다.
자신은 그렇게 살아오지 못한 인생이 너무 아깝다면서...
비키가 곤잘로를 대하는 방식은 일반적이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애인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그 믿음에 배반되는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애쓴다.
설령 한 번의 외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현실의 자기 자리로 빠르게 돌아오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랑해서 짜릿한건지, 짜릿해서 사랑하게 되는건지도 헷갈리고
자신의 현실이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가슴이 타오르거나 하는 감정같은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가끔은 대화가 안되는 자신의 애인에게 짜증도 난다.
그래서 하루간의 그런 사랑이 더 그리워지는 지도 모른다.
이렇게 비키는 현실과 사랑의 계선의 사이에서 왔다갔다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일들은 흔히 벌어진다.
그리고 현실을 택해도, 사랑을 택해도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을 할 수가 없다.
그런 것이 '사랑'이란 생각이 들고, 그래서 누구도 '사랑'을 정의내릴 수 없는지도 모른다.
평범하지만, 누구나 하는 고민을 한 쪽에 두고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그런 류의 사랑을 다른 한 쪽에 둔 채로
영화는 그렇게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끄럽지 않으면서 경쾌한 음악,
어느 곳에다가 렌즈를 들이대도 작품이 될 것 같은 바르셀로나의 정경,
개성있는 배우들의 자연스럽고 빠져들게 만드는 연기가 더해진, (페넬로페 크루즈는 정말 매력적이다.)
그리고 진지하지만 곳곳에서 웃음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우디 앨런의 센스까지 합쳐져
재미있는 영화로 기억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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